2007년 05월 25일
바르셀로나, 기억 개선하기
그나마 이번에는 도착 첫날, 공항에서 약간의 희망을 주는 약 10분간의 시간이 있었으니, 가방 찾는 곳에서 정체를 알수 없는 한 무리의 꽃미남들을 목격한 거였다. 모두들 엄청나게 핏이 딱 떨어지는 스트라이프 감색 정장에 감색 핑크 넥타이를 하고 있으니 단체는 단체인데 뭘까 궁금해 하던중 자켓에 작게 보이는 로고를 보고 아 이건 프리미어 축구팀이로구나 하는 순식간의 깨우침. 이런 땐 나, 감이 참 좋다. (나중에 기억을 더듬어 로고를 조사해보니 Getafe CF라고 프리미어리그긴 한데 별로 잘나가는 팀은 아닌듯)
정말 태어나서 이렇게 멋진 남자들이 단체로 다니는 건 처음 본 듯하다. 느끼함은 쏘옥 빼고 하이틴 로맨스에서 방금 빠져나온 듯한, 당장 모델을 해도 손색이 없을 엄청난 미모의 카리스마남들을 바로 옆에서 정신 없이 구경하느라 짐도 겨우 찾았다. 그러면서 바로 오버랩되는 건 작년에 일본행 비행기에 함께 탔던 현대 호랑이 선수들. 진짜루 동네 미장원에서 단체로 유행하는 바람머리 파마하고, 무슨 연수 나선 생산직 현장직원들로 짐작했었는데…
축구팬은 전혀 아니지만 2류팀 멤버들의 포스도 이럴진대, 프리미어 리거들, 그 외모 만으로 세상을 평정할 만하다. 인정 또 인정.
호사스러웠던 공항에서의 10분에 이어, 도착 다음날 바르셀로나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주욱 이어 나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행을 기다리기까지 잠시 남은 짬을 이용해 바르셀로나 방문자로서의 기본 예의를 차리기로 했다. 그래서 냉큼 달려간 곳은 사그라데 파밀리아와 구엘 공원. 천재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중요성을 늘 중요시하는 나를, 남들은 엘리트주의자라고 비난할 지 모르지만, 그래도 가우디는 나의 신념을 묵직한 톤의 판결봉을 또 한번 꽈앙 내려줬다. 한명의 훌륭한 천재가 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한.
도저히 세상의 것으로, 것두 100년전에 설계되고 시작된 것으로 믿을 수 없는 웅장함과 넘쳐나는 상상력, 초 모던함과 고전이 함께 숨쉬는 믿기지 않는 조화가 살아 있는 사그라데 파밀리아의 내부 모습을 보다 보니 어설픈 눈물마저 슬쩍 비쳤다. 천재도 천재지만 하나님의 손길이 있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비현실적인 공간이 있을수 있는건지.
여기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설은 두가지. 가우디는 외계문명에서 발달한 건축과 예술 양식을 지구로 설파하러 온 외계인이거나, 아니면 진짜 하나님이 세상의 예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특별히 각종 영감과 재능을 듬뿍 더해서 보낸 준 천사 쯤에 해당하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구엘 공원을 가보고,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 먼발치로 본 가우디의 여타 역작을 보면서 그런 나만을 가설은 더욱 확신을 더해갔다.
어쨌든 가우디의 역작이라던지, 공항에서의 꽃미남들을 보면 눈을 정화한 기억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일주일을 꼬박 일에 치어 허덕이는 내 모습들이 더 강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개인 여행으로 찬찬히 스페인을 한번 둘러보면 좋을 듯도 하다. 가고픈 여행지가 워낙 많아 당장 우선 순위를 차지할 가능성은 없지만..
<사그라데 파밀리아>





<구엘파크>



# by jeepy | 2007/05/25 20:16 | 여행 | 트랙백 | 덧글(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