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12일
Summer Sonic 2007
늘 벼르기만 했던 록 페스터벌에 첨으로 다녀왔다. 작년에 일본 도착했을 때도 마침 섬머소닉이 펼쳐지려고 하는 와중이었으나, 이사다 현지 적응이다 뭐다 지쳐 빠진 탓에 엄두도 못냈었는데, 올해는 훌쩍 지하철 타고 가뿐히 섬머소닉에 다녀왔다.
정말 덥다 덥다한 이렇게 더울 수 없는 8월의 햇볕 쨍쨍한 날에
Eternal Sunshine에서 상큼함으로 가득한 사운드를 선보였던 Polyphonic Spree의 인해작전 무대로 워밍 업을 해주시고 (24명이 다 온건지는 모르겠는데 암튼 무지하게 많더라), 어설프게 느끼한 무대 매너를 선보이는 Brett Anderson (그냥 Suede하지 왜 헤어져 가지구는)의 전형적인 브릿 사운드를 들은 후 땀도 식힐겸 카페에 잠시 다녀왔더니 벌써 신디로퍼의 무대가… 겨우 인파를 헤집고 들어가서 그녀의 앙칼지고 힘있는 보컬의 세계에서 잠시 헤엄쳐 본다. 필라델피아에서 몇년 전에 본 그녀의 공연과 과히 다르지 않은 비교적 고즈넉해진 사운드. 여전히 짱짱한 목소리. 압권은 마지막에 폴리포닉 멤버들을 불러내서 폴리포닉 풍으로 편곡해서 신나게 모두들 깡총댔던 Girl Just Wanna Have Fun. 20년 시차를 두고 음악하는 뮤지션들인가 싶게 완벽하게 어우러진 한무대였다.
근데 신디로퍼는 일어 배우면 잘할듯. 겡끼, 아쯔이 하는데 발음이 완벽 완벽.
Pet Shop Boys를 기다리는 마지막 무대였던 Cornelius의 사운드는 미래 지향적이다 못해 이제는 진짜 우주로 가버린듯. 예전에는 꽤 좋아 했었는데, 글쎄 이제 이들의 음악과 내 심장을 연결하는 고리는 사라진 듯 무덤덤함의 극치. 연애했던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알고 지냈는데 10년만에 만나서 참 어색해진 친구 만난 그 느낌으로 한시간을 보내면서 좋은 자리 사냥에 나선 끝에 메인 공연을 볼 무렵에는 무대 가운데 단단한 버팀목이 있는 최고의 자리를 잡는 행운을 누렸다. 그래 남들은 여기 저기 다녀도 나는야 한곳에서 끈질기게 기다리는 기다림의 정신이다 이거지.
작년 뉴욕 공연을 놓친이래, 언제쯤 볼수 있을까 목매어 기다려 마지 않던 나의 영원한 우상 Pet Shop Boys.
Electronic Entertainment를 선사하겠다는 Neil아저씨의 오프닝 멘트처럼 진정한 엔터테인먼트의 세계란 이런거야 하고 몰려든 관중들에게 한수 가르쳐 주는 듯 하다. 한올의 오차도 없는 댄서들과 스크린의 영상들, 온통 무지개 빛으로 가득한 무대 (언제나 본인들의 성적 정체성에 충실하신 분들이다 보니) 이제 들어도 첨단을 달리는 사운드. 세월의 무게는 얼굴 주름과 머리 숱에는 영향을 주지만 목소리만큼은 언제나 비켜 가는 듯하다. 그래 이거였지 하는 주옥과 같은 음악. 아 정말 80년대는 위대했던거 맞다.
공연이 끝나고 가는 길에 잠깐 들른 Offspring의 무대쯤은 시시하게 만든 Pet Shop Boys의 관록. 요새처럼 멋진 시디나 아이팟도 없고, 음악 정보는 어설픈 잡지나 심야 음악프로에 겨우 의지해서 알아내고, 한 손에는 낡아빠진 라디오 또 한 손에는 어설픈 마이마이를 끼고 아침부터 밤까지 이음악 저음악 듣느라 정신 없었던 20여년전 이 맘때의 여름이 문득 그립게도 느껴진다.
어쨌든 고생스러운 캠핑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 내게 섬머소닉은 엄청난 솔루션으로 다가왔다. 사실 보고 싶었는데 그놈의 좋은 자리 때문에 포기한 Manic Street Preachers, 중복 일정으로 볼 수 없었던 메인 헤드라이너 Artic Monkeys, 그리고 Pet Shop Boys공연볼 때 혹시 체력에 지장 있을까 지레 짐작으로 화악 포기해 버린 첫날의 주옥과 같은 밴드들, Travis, Goo Goo Dolls, Sugar Ray 등등 생각할 수록 아쉽다.
이 정도 라인업만 매 해 받쳐주면 체력을 가다듬어 앞으로 진짜 매년 찾아가도 될 듯 하다.
# by jeepy | 2007/08/12 23:35 | 트랙백 | 덧글(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