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3월 11일
왜 사는걸까?
문득 10년전, 5년전의 이맘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떠올려 본다.
10년 전에는 느낌상 폼나 보이는 컨설팅 회사로 직장을 옮겨 보겠다고, 서류 제출이며 면접 이런걸 하고 있었다. 눈다래끼가 자주 나던 시절이라, 그걸 좀 가려본다고 가르마를 반대로 해서 머리를 묶고 면접했던 쓸데없는 기억이 난다.
5년 전에는 아마도 MBA 합격통지서를 받아들고 나름 흐뭇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던 듯도 한데. 여느 때처럼 밤새워 사무실에서 제안서를 쓰던 어느 날
그 때와 비교해서 달라진 건? 늘어난 나이의 무게, 살고 있는 공간과 직장 동료들, 자주 보기 어려워진 친구들과 새로 생긴 친구들, 남자에 대한 가치관 (지금은 무조건 외모 지상주의), 완전 생머리에서 살짝 곱슬기가 생긴 머리결, 전문가 수준에 이르러버린 혼자 놀기의 각종 노하우, 이제는 하늘나라에 있는 사랑하는 외할머니의 자리.
변하지 않은 건, 밤늦도록 밀려있는 일거리들, 몸무게, 남자친구 없는 싱글로 살기, 먹거리와 볼거리에 대한 강한 호기심, 가장 가깝고 소중한 친구들 이름 몇 몇, 뉴욕에 대한 애정, 파란 하늘을 보면 한번씩 울컥하는 특이한 정서, 음 그리고 또 뭐가 있나...
남들이 보기에 이런 나 사는 모습이 비참해 보일 수도 있고, 또는 그럭저럭 괜찮아 보일 수도 있을테지만, 하나 확실한건 아직 목숨 줄을 지탱하고 있을 만큼 현재가 싫지는 않은 듯 하다. 좋았던 일, 힘들었던 일들 이리 저리 반추해 보는 의미에서 과거는 항상 머리를 떠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다시한번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보다는 싫든 좋든 현재에 충실하고픈 생각에 변함이 없는걸 보면 말이다.
# by jeepy | 2007/03/11 00:46 | 트랙백 | 덧글(6)




